4대강 사업에 원동 딸기·수박 사라질 판
부산일보 김태권 기자
| 15면 | 입력시간: 2009-07-09 [10:24:00]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원동딸기’와 ‘원동수박’의 재배지 일대가 정부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에 포함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또 1천300년 된 ‘가야진용신제’제례공간인 ‘가야진사’는 물론 ‘전승관’도 수몰 위기에 처했다.
국토청,용당리일대 부지 추가준설 강폭 넓힐 예정
1천300년 명맥 가야진사도 수몰 위기 이전 불가피
9일 양산시 등에 따르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4대강 프로젝트에 경남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 일대 122만5천㎡ 부지를 추가해 준설을 통해 강폭을 넓히기로 하고 올 연말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때문에 지난 70년대 중반부터 용당리 일대에서 생산되던 ‘원동딸기’와 ‘원동수박’을 이곳에선 더이상 수확할 수 없게 됐다.
원동딸기는 낙동강변 사질양토에서 재배되면서 당도가 15.7브릭스(브릭스:당도 측정단위)로 높아 대도시인 부산, 울산을 비롯해 수도권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격도 다른곳의 딸기에 비해 좋아 90여 농가에 연간 70억∼80억원(2천800t 이상 생산) 의 짭짤한 소득을 올려주고 있다.
원동수박도 당도가 높아 부산과 울산에서 인기를 끌면서 농가의 소득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올 연말 공사에 들어가면 재배가 중단될 수밖에 없어 용당리 일대에서 생산되는 원동딸기와 원동수박 맛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농민들은 “정부는 대비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 밀어붙이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적절한 보상과 함께 딸기 등을 재배할 수 있는 부지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또 1천300년 명맥을 이어온 가야진용신제가 치러지는 가야진사(경남도 민속자료 제7호)도 이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가야진 용신제 보존회 이희명 회장은 “1천300년이나 이어온 전통 제례를 정부가 하천 정비를 이유로 없앤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소중한 문화유산 보전을 위한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권 기자 ktg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