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해양과학교실>
지구상에 생명이 탄생한 이래 생물다양성은 약 30억년동안의 진화과정 속에서 형성되었다. 생물들은 자신의 고유한 서식처에서 자신만의 생태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태계의 균형과 생물의 다양성은 생물과 생물, 생물과 환경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자원의 이용과 경제개발은 생태계를 파괴했으며, 생물다양성의 손실은 위험수위에 도달하게 되었다.
물론 유사이전에도 몇 번에 걸쳐 기상변화 등과 같은 자연적인 원인으로 대멸종이 일어났었지만, 현재 진행중인 생물다양성의 감소는 인간에 의해 일어났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그러나 이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우리의 노력으로 생물다양성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어떻게 환경을 복원ㆍ보존하고 경제발전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바다의 생물 다양성
바다는 지구 표면적의 70%를 덮고 있으며, 수심을 고려한다면 육지보다 생물이 살 수 있는 공간은 100배도 넘는다. 이렇듯 바다는 육지보다 훨씬 큰 규모의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으나 불행하게도 해양생물의 다양함과 분포형태, 그리고 해양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생명현상의 과정 등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은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정량적으로나 정성적으로 해양생태계가 얼마만큼 훼손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우리는 육지보다 바다에 더 다양한 형태의 생물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것은 종의 숫자가 많다는 것이 아니고 분류학상 상위단계에 있는 과목, 그리고 문의 숫자가 많다는 것이다. 사실상 모든 문의 동물들이 해양에서 발견되며, 문의 종류 중 약 1/3은 해양에서만 발견되는 동물로 구성되어 있다.
과학적으로 알려진 생물종의 약 80%는 육상에 살고 있는 종이다. 비록 바다보다 육지에 더 많은 종이 살고 있으나, 이는 단순히 우리와 친숙한 종이 육지에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해양에서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는 종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가 당초 추정했던 종 수는 터무니 없이 적은 것 가X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생물이 거의 살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심해저를 조사한 결과 이곳의 종다양성이 열대우림의 종다양성에 필적할 정도의 생물이 발견되었다. 바다에 살고 있는 미생물의 종 수나 분포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매우 적고, 형태적으로 단일종으로 알려진 종이 분자유전학적 기법으로조사한 결과 여러 종이 밝혀지기도 한다.
우리가 생각해 왔던 것처럼 해양에서의 희귀종은 실제로는 흔한 것인지도 오른다. 단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거나 동정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해양생물의 다양성은 위도에 따라 다양성을 보여, 고위도에서 적도 쪽으로 가면서 증가하고 열대해역의 산호초에 이르러 다양성은 극치를 이룬다. 이같은 양상은 육상생태계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열대우림의 생물이 가장 다양하다.
서식처의 파괴와 수질오염
해양은 육상에 비해 환경의 변화가 심하지 않으며, 특히 심해에서는 계절변화나 연변화가 거의 없다. 물리적인 환경변화가 심한 조간대나 강하구에 서식하는 생물들은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이 크지만, 이들은 전체 해양생물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대다수의 해양생물은 오랫동안 안정된 환경 속에서 살아 왔으므로 전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급격한 환경변화에 충분히 대처할 능력이 없다. 따라서 환경오염에 따른 해양생물의 다양성 감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
생물다양성의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서시지의 파괴일 것이다. 각종 개발사엄이 활발한 연안에서는 매립으로인한 해양생물의 서시지 파괴가 심각하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외양은 아직 많은 부분이 물리적으로 교란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그러나 앞으로 본격적으로 해저에서 광물을 채굴하기 시작한다면 심해의 서식지 파괴가 심각해 질 것이다. 수질오염도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육상기원 오염물질로는 용존 영양염류, 독성물질, 부유물질 등이있다. 이런 물질들은 생활하수, 산업폐수 및 농업용수 형태로 바다로 유입된다. 오염물질은 수층에서 순환되면서 잔류하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물질로 분해 되기도 한다. 오염물질은 먹이망을 통해 모든 생물에게 해를 미친다. 연안역의 퇴적물에는 특히 고농도의 오염물질이 축적되어 있어, 퇴적물에 사는 저서 생물에게 직접적인 위험이 될 수 있고,k 오염물질이 토적물로부터 용출되기 때문에 부유생물이나 유영생물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과다한 영양염류는 적조를 유발하여 생물다양성의 감소를 초래한다.
독성물질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
독성물질은 해양생물에 대한 급성 치사효과도 있으나, 병을 유발하거나 몸의 형태를 변형시키거나 조직에 독성물질이 높은 농도로 축적되는 등 아치사 효과가 더 일반적이다. 생물들은 생물농축과정을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독성물질을 몸속에 축적한다. 생물체는 결국 그들이 농축한 높은 농도의 독성물질로 인해 기형, 종양, 기능장애, 질병 등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또한 독성물질은 먹이사슬의 상위단계에 속하는 생물에게로 전달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독성물질은 아주 높은 농도로 농축되기도 한다. 오염도가 증가할수록 해양생물의 생리적, 유전적 건강 상태가 나빠지고 결국 생물다양성은 감소하게 된다. 해양은 유체로 되어 있고 물이 이동하기 때문에 해양 환경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은 원래 있던 장소에서 널리 퍼진다. 물리적인 확산 뿐만아니라 먹이망을 통해서 오염물질은 대양 한가운데나 심해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남획의 파급효과
무분별한 남획도 해양생태계와 그 다양성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경제성이 있는 종들에 대한 남획은 물론 부수적으로 잡혀서 버려지는 종들의 감소도 해양생태계에는 중대한 결과를 야기한다. 종다양성은 단지 남획된 종의 감소 이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생태계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던 어떤 종이 남획으로 인해 없어지거나 감소한다면 전체적으로 종다양성의 감소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먹이망을 통해 군집구조 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해양생물학자들은 남획으로 어업생산량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어업생산량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어업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관리해야할 지를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는 부족한 실정이다. 충분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자료를 축적하고, 효율적인 자원관리체제를 구축하는 것만이 자원의 감소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다. 수질오염은 해양생물의 다양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보다 엄격한 규정을 만들고 실행에 떬기는 것이 필요하다.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해역은 생물보호해역으로 지정하고, 임해공단 인근해역이나 도시하수가 유입되는 해역은 오염관리해역으로 지정하여 특별 관리해야 한다.
해양생물다양성르 연구하는 과학자가 부족한 것도 큰 문제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아직 전문가가 없어서 몇몇 분류군은 얼바나 많은 종이 서식하고 있느지 조차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보고된 종의 숫자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각종 동물들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절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잎으로 해양생물다양성의 보존을 위한 과학적인 연구와 전문가 양성에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해양생물다양성의 위기
육지와 바다에서 인간에 의해 자행된 다양한 환경파괴는 해양의 생물다양성을 크게 훼손시켰다. 비록 멸종은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상당수의 종들은 그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그들의 유전자풀은 상당히 축소되었으며, 그래서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환경변화에 적응할 능력도 축소되었을 것이다. 또한 그들은 각종 오염물질로 인한 만성 독성에 의해 생리적으로 약화되었다. 해양생물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위협은 멸종위기종 및 위험종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으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세계적으로 기록된 위기종 및 위험종 바다새를 제외하고도 16종이 해양종이고, 그 중, 14종이 해양포유류와 거북이류이다. 이런 자료만 놓고 볼 때, 해양에서의 생물다양성은 위협받고 있지 않다고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우리는 해양생물다양성의 위기를 잘 느끼지 못하고 있으나, 늦었다고 생각될 때는 이미 훼손된 생물다양성을 복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해양오염과 연안개발로 인한 연안역의 황폐화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이러한 황폐화가 바로 해양다양성에 큰 손실을 초래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것은 잊고 있는 경우가 많다. 환경보호단체인 WWF(World Wide Fund for Nature)의 문구에 “They die, you die.”라는 것이 있다. 아주 간결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이 말은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면 인류도 멸망한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려는 노력은 우리가 생존하기 위한 전제조건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