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하천 살리기 문제점

2005년 10월 12일 | 자료집

내용 출처 : 부산일보 제18908호 


일본과 독일 등을 중심으로 하천 환경 복원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자연 친화적 하천 살리기 붐이 일고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안양천과 수영천 등 하천복원 현장에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하천 살리기는 언론과 일반 시민들의 높은 평가와는 달리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기술적 한계다.

선진국들은 하천의 자연적 변화 특성을 고려해 저비용의 경제적 하천 관리를 지향하지만, 우리나라는 물가에 큰 자연석 쌓기, 둔치 수목식재 등 우리하천 고유의 자연특성과는 맞지 않는 왜곡된 하천복원공법을 적지않게 적용하고 있다. 

이는 또 다른 형태의 하천 생태계의 변화와 시대를 거스르는 고비용의 하천정비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외국과 달리 우리 하천만이 가지는 지형, 생태계, 수중 환경 등 하천 본래의 모습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지속가능한 하천살리기를 진행하기엔 다소 어려운 상황이다. 

또 일부 현장에서는 홍수예방과 생태계 교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모니터링도 없이 무분별하게 진행해 장기적으로는 홍수피해를 초래하는 등 오히려 역작용을 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둘째, 하천살리기에 대한 사회인식과 가치관 변화를 들 수 있다. 하천 관리자가 바람직한 하천 살리기 방향을 모색함에 있어 시대적 가치관이 내포된 다음과 같은 물음에 대해 적절한 해답을 찾는데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하천살리기가 이뤄지려면 하천유역만을 중심으로 한 하천복원 개념을 벗어나야 한다. 하천을 제대로 이해하고 살리기 위해선 단지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단순한 직업 뿐 아니라 하천으로 유입되는 영양염류와 오염물질, 토사 등을 제어하면서 치수관리대책과 연계한 종합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

하천기능의 중요도는 시대흐름에 따라 <발전-이수-치수-수질-어메니티(안전감)-수중환경-생태-문화>로 변천하고 있다. 

지금의 하천복원 추세가 생태를 중요시하는 시점이라면 앞으로는 하천문화가 중요시되고 그 후에는 또 어떤 이념이 강조될지가 주목된다.

– 이삼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