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전 10시부터 부산시청에서 부산도시농업 시민토론회가 있었습니다. 두 시간 삼십분동안 관련된 주제발표와 이런저런 회의 테크닉이 가미된 자유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서울도 하고 도쿄도 하고 대구도 하는데 우리도 해야하지 않겠냐는 중간만 하겠다는 부산시의 의지가 느껴지는 토론회였습니다.
시민들이야 어떻든 간에, 부산시가 가진 기본적인 생각이 생태도시의 그것과는 거리가 상당합니다. 해변 이곳저곳에 높은 빌딩을 세우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아직도 대형 건축물이 부산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이라 믿으며, 개발에 끌어들인 민간자본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토건 일색의 부산시가 도시농업을 하면 얼마나 잘 하겠습니까? 토론회에 참여하고 있는 이 와중에도 부산시는 아파트 짓기도 바쁜 땅에 상추나 심는 것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고 궁금해하는 중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지난해 도시농업에 배정된 1억의 예산을 옥상텃밭 조성에만 사용했습니다. 1억이면 그거 말곤 할 일이 없기도 하겠네요.
도시농업을 활성화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토론회에 오신 분들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방법들이 좀 더 넓게 공공의 영역에서 추진되기 위해선 부산시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금 당장 부산시에게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냥 단순하게, 도시농업 전담부서 마련과 예산확충만이라도 해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