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9(일) 5월 송정구덕포

2013년 6월 18일 | 활동소식

부산은 항구도시입니다. 부산을 그린 풍경 속엔 항상 바다가 있습니다. 바닷가에서 살아왔던 사람들과 바닷가에서 살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세월이 부산에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의 대부분입니다. 부산의 바다는 사람들에게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된 많은 것들을 품어 왔습니다. 때로는 육지에 남겨진 사람들을 염려하지 않는 무심한 마음을 받아주기도 하고, 멀리, 자주 갈수록 돈이 될 것이란 믿음이 실려 있는 배를 타국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의 손끝에서 떠난 쓰레기도 그런 것들 중의 하나입니다. 누군가가 원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잊힌 것들의 대부분이 그랬던 것처럼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바다를 향해 갑니다. 그곳에 도착한 쓰레기는 이것을 먹이로 착각한 해양생물의 헛배를 불리고, 선박의 통행을 방해하거나 해수욕장을 더럽혀 오는 이의 발길을 막는 등, 여러 가지 불편을 끼칩니다.


5월 셋째 주 일요일에 부산 기장의 송정 구덕포에서 바다정화활동을 합니다. 송정 해수욕장이 있는 곳입니다. 인근 지역 대학들의 학생들이 주말이면 음주가무로 실신하는 곳입니다. 앞으로 뜨거운 계절이 돌아오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올 것입니다. 그 날을 대비하기 위함인지 관청에선 백사장과 그 주변을 청소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수욕장에서 멀어질수록 쓰레기가 많아집니다. 없는 인력과 예산에 당장 급한 곳부터 청소하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조금 아쉽습니다. 바다정화활동은 이러한 곳의 쓰레기를 청소하고 수거된 쓰레기들에 대한 통계를 작성하는 활동입니다.


새벽부터 비가 내립니다. 활동은 오전 10시에 시작합니다. 기상청에선 오전 중에 비가 그칠 것이라 이야기합니다. 어쩔까 고민하다 그냥 진행하기로 합니다. 애매한 상황을 앞에 두다보니 결정이 늦어 공지도 늦었습니다. 망설임 없이 시작했더라도 날씨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참석하기 어려웠을 터인데, 알리는 것까지 늦어져 그 정도가 더했습니다. 취소된 줄 알고 계셨던 분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늦게라도 와주신 분들이 많아 다행입니다.


5월은 행사의 달입니다. 갈맷길 걷기 행사, 바다의 날 기념행사 등. 봄날은 사람들을 밖으로 불러냅니다. 문제는 행사 이후입니다. 뒷정리까지 잘 되어야 할 텐데 그런 경우가 드믊니다. 바닷가에는 평소에 보이지 않던 각종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먹고 버린 것들입니다. 종이컵, 페트병, 테이크 아웃용 플라스틱 커피컵 등. 활동하는 동안 이런 것들을 수거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인근 양식장에서 흘러들어 온 듯 한 큰 그물망 등은 여유가 없어 수거하지 못했습니다. 현황을 기록하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점심때가 지나 바다정화활동은 끝이 납니다. 항상 아쉬움이 남습니다. 수거하지 못한 쓰레기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한번, 셋째 주 일요일, 오전에 잠깐 하는 활동이 바다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지도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부산녹색연합이 바다정화활동을 한지도 벌써 16년이란 세월이 흘렀기에 그 동안 쌓아왔던 활동의 기록들이 남았다는 사실로 마음을 달랩니다. 언젠간 관과 시민, 기업과 시민단체가 모두 모여 바다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을 방법, 수거할 방법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날이 꼭 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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