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대 결성 선언문

2004년 2월 3일 | 활동소식

 


을숙도 철새공화국 수비대 결성선언문



  낙동강하구가 지금의 모습으로나마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 2001년 겨울 뜻 있는 이들이 모여 을숙도철새공화국을 선언하고 철새공화국 헌법을 선포하였다.  그리고 지난 겨울,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낙동강하구 개발사업을 전담하는 낙동강환경조성사업단이 만들어지고 명지대교건설 사업과 낙동강둔치정비계획 등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의 마지막 숨통을 끊는 대형 개발계획들이 본격 추진되면서 이에 위기를 느낀 우리는 을숙도철새공화국 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
  그리고 다시 1년이 지났다. 을숙도철새공화국의 상황은 더욱 암울하게 변해 허울좋은 보호법은 이제 껍데기만 남았고 정부는 스스로 낙동강하구 보호를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환경부는 지난 12월 31일 습지보호구역 내 최초의 대형개발사업인 명지대교건설사업을 기습적으로 승인하였고 문화재청 역시 지난 9월 낙동강둔치 정비사업을 허가하여 낙동강하구의 마지막 남은 육지부 핵심서식처와 오리기러기들이 주린 배를 채우는 마지막 먹이공급처를 포기하여 이 정부의 환경정책이 어디로 가고 있는 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여기에 힘을 얻은 부산시는 기다렸다는 듯 엄궁대교와 삼락대교, 사상대교 건설계획, 6월 신공항본격 추진 등 과거 어느 시기에도 없었던 온갖 개발 계획을 따 쏟아내어 현재 낙동강하구는 자그마치 13개의 대형 개발 계획이 추진되어 더는 철새공화국의 운명을 보전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였다
  이에 우리는 다시 을숙도철새공화국을 즐겁게 노래하지 못하고 비통한 심정으로 여기에 모여 이 땅을 지키고자 하는 작은 희망을 담아 을숙도철새공화국 수비대 발대식을 갖게 되었다. 뜻 있는 이들이 함께 모여 우리 삶의 모태인 낙동강하구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자연과 사람이 조화로운 상생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굳은 결의를 모아 이제 을숙도철새공화국의 자랑스런 수비대가 되었음을 아래의 결의를 통해 밝힌다.

우리의 결의

1. 우리 정부와 부산시는 낙동강하구를 더 이상 파괴하지 않겠다고 이미 국내외에 약속한 바 있다. 우리는 정부와 부산시가 낙동강하구 보전 약속을 지켜 행정에 대한 국내외의 신뢰를 회복하고 습지 파괴 국가라는 오명을 벗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1. 우리 정부와 부산시는 세계적 자연유산으로서의 낙동강하구의 가치를 인식하고 그 보전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우리는 정부와 부산시가 현재 낙동강하구 일원에서 추진중인 명지대교건설계획과 낙동강둔치정비계획을 포함한 13개 대형 개발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1. 여기에 모인 우리는 건강한 자연환경이 우리 삶의 기본토대이자 소중한 미래자산임을 잘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을숙도철새공화국 수비대로서 낙동강하구를 지키는 가능한 모든 실천적 노력을 다할 것을 굳은 결의로 천명한다.



2004년 2월 1일 세계습지의 날을 맞아
을숙도철새공화국 수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