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의 품을 떠나며

2003년 10월 7일 | 활동소식




천성의 품을 떠나며

한걸음 한걸음 더딘 발길을 옮겨
이제 천성의 하늘에 닿았습니다
우리가 올라온 길은
뜨거운 아스팔트가 아니었고
거친 돌밭길이 아니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참회와 발원, 정진의 발걸음이었기에
뜨거운 아스팔트와 거치른 돌밭에서도
마음을 추스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중중 무애한 화엄의 세계를 설하신 부처님
한마음 일어남으로 세계가 일어나고
한 중생의 울음소리에 법계가 무너진다 하였습니다.

이제 이 땅에 뭇 생명의 신음소리 그치지 않으니
이 무상한 육신을 버려 천성의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기꺼이 저자거리에 나가 몸과 목숨을 버리겠습니다.

이제 다시 낮은 발걸음으로 천성산을 떠나가지만
우리의 넋은 화엄의 언덕에서 방황하고
밤마다 갈대 숲에 깃드는 꿈을 꾸게 될 것입니다.
         
                                      3보 1배 회향일 화엄의 언덕에서 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