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사랑 공명

2003년 9월 29일 | 활동소식




천성산을 살려주세요 1

오랫동안 아픈 친구를 문병가면서

우리는 작은 화분 하나를 들고 갔습니다.


 



생명 사랑 공명




  

노무현 대통령님께

시청 앞에서 3000배 기도를 시작한지 삼십여일이 지났습니다.
오늘 절을 하는데 시청앞에 마련되어 있는 작은 화단에 날아온 산제비나비 한 마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거리로 나오기 전에 꽃가루를 온 몸에 묻히고 제 방 앞 화단을 분주히 날아다니던 그 산제나비였습니다.
이 나비의  연상으로 가슴속에 뜨거운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고향을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은 고향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만나기만 하여도 반가와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비록 길지 않은 한 달이었지만 이 거리의 기도는 쉽게 끝이 날 것 같지 않고.  
연일 계속되는 불볕 더위 속에서 제 의지와 상관없이 제 육체적 한계는 나날이 소진하여 가고 있읍니다.  
혹자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을
폭풍우 치는 바닷가의 작은 판자집으로 비유합니다.
그  폭풍우란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불신과 부조리의 다른 이름이며
작은 판자집이란 생명과 진실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천성산의 가치에 눈을 뜨고 천성산의 보존을 위해 일했던 지난 2년 동안 저는  천성산 문제를 통해서 도덕적으로 병들어 가는 사회의 모습을 보았으며 이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구조적인 모순이 어떤 것인지 들여다 보았습니다.

처음 천성산 문제는 전문가들에 의해 고속철도가 활성화 단층인 양산단층과 법기단층 , 10여개의 노년기 단층대를 통과하는데 대한 대형 산사태와 터널붕괴 위험의 경고로부터  문제제기 되었고 이에 대하여 정부는 아직 과학적이고 검증된 자료를 가지고 있지 못하며 이에 대한 대답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또한 11개의 법적 보존지역으로 묶여있는 천성산은 생태계보존지역이며 습지 보존지역인 18개의 늪과 영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6개의 계곡을 관통하여 가며 생태계 파괴는 물론 부산과 양산 , 울산의 가장 중요한 식수원인 39개의 저수지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에 따른 손실에 대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한 수리 분석과 경제성 분석의 결과가 없습니다.

천성산 문제는 대통령과 경남 도지사와 부산시장이 공약했던 사업이었고 건교부 장관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약속했던 일이며 지난 겨울 민정 수석이 목숨을 걸고 거리에 섰던 한 수행자의 손을 붙잡고 대통령의 뜻을 믿어 달라고 했던 일이었습니다.

분노하지 못하는 힘없는 시민들은 오히려 저를 측은히 여깁니다.

옛사람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통치하는데는 미물에까지 그 은덕을 미치도록 하였고 작은 약속도 함부로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근본을 중히 여기는 마음이며  근본을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관료들은 원칙과 명분이 없이 흔들리고 부정과 비리를 일삼을 것입니다.

저는 희망을 이야기하기 위해 거리의 기도를 시작했으며
국내 최대의 보존지역인 천성산이 희망의 다른 이름으로 불리어지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주인집 문전에서 얼어죽은 개는 한 나라의 멸망을 예고한다고 하였습니다.

아픈 국토에 대한 사랑과 생명에 대한 서원으로 시작된 이 기도의  응답을
훗날 우리 후손들은 역사라고  이야기 할 것입니다.

바라옵나니 만물은 서로 상생하며 국운은 날로 성하여지이다.

                                                     지율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