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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맨발로 흙을 밟아보면 상쾌한 느낌에 좋아들 하나, 신발과 양말을 벗기까지가 힘들다.
맨발로 맨땅을 걷는 건, 어쨌든 비(非)일상이니깐.
우여곡절 끝에 학생들이 맨발로 흙을 밟게 됐을 땐, ‘애들이 맨발에 흙이 닿는 촉촉한 느낌을 기억하고, 흙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를..’ 그저 속으로 바랄뿐.
산림욕을 할 요량으로 어린 학생들을 나무 곁에 앉힌다. 눈도 감고 조용히 숨을 깊이 마신다. 공주처럼 앉아있던 학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시원한 바람의 느낌에, 풀 향기에 마음을 내는 것이 보인다.
편하게 앉는가 하더니, 벌러덩 누워서 하늘을 본다. 친구들과 얘기도 나누고 웃고.


“산에서 내려가기 싫어요”라고 말하는 학생도 있다. 내려가서 학교 수업 듣기가 싫은 건지, 산에 정든 건지.. 어쨌거나 그 학생을 비롯해서 누워서 하늘 보는 학생까지, 오늘따라 학생들이 예쁜 짓만 하는 것 같다.
학생들이 자연에 마음을 내기까지, 자연과 친해지기까지, 그다지 쉽지도 그다지 어렵지도 않은 과정. ‘자연과 친해지는 과정이 우리네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숲 체험교육을 관찰하고 있으면 늘 이런 생각이 든다.
‘자연환경, 생활환경, 교육환경 등 환경적 요건이 자연스럽게 충족되는 날, 우리 어린이들도 자연과 자연스럽게 친해지겠지…’하는 믿음으로, 오늘도 숲 체험 현장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