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들꽃 기행을 시작하려는데 비님께서 도움을 쬐금 않주셨어요.
그래도 아까워서 행사를 진행했답니다.
열정적인 분들이신지라 비가 오는데도 많은 분들께서 오셨습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하나 둘 오는 모습들을 보니 죄송스럽기도 하고 가슴이 환해지기도 했습니다.
색색의 우산속에서 장인현 선생님의 설명을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고 열심히 경청하면서 메모하는 모습을 보고 행사를 강행한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을 제촉하는 비는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었고 우리의 몸과 마음도 다 젖어 들었습니다.
<오리나무 암 . 수꽃>
오리나무에는 새싹이 돋고 수꽃과 암꽃이 피어 자손을 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고.
겨우내 땅속에서 추위를 견뎠던 이들의 새싹들이 파릇파릇 올라오는 모습은 싱그러웠습니다.
용암이 흘러내렸던 흔적이 완연한 이기대의 바위해변과
파릇파릇한 해국군락 보니 해국 향기로 어지러울 것 같아 가을이 기대되었습니다.
갯개미자리, 갯완두, 괴불주머니, 섬딸기 등 갖가지 새싹들을 보며 봄의 기운을 맘껏 받아드렸죠.
<해국>
<톱풀>
<갯개미자리>
<남산제비꽃>
비속에서 3시간이 넘는 강행군에도 지친 기색 없이 잘 따라와주는 아이들이 기특하였고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 하는 어머니들의 열정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비를 피할곳이 없어 이기대 바위변 우산속에서 먹은 점심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 같습니다. 힘들게 점심을 먹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직 이른 시기라 들꽃은 많이 볼 수 없었지만 향긋한 새싹들의 기지개가 미소 짓게 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서 인지 행사가 끝나는 지점에서 귀한 손님이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귀한 새인 후투티였습니다.
<현장에서 찍지 못해 인터넷에서 빌려왔습니다....^^>
인디안 추장같이 생겼다고 해서 “인디안 추장”새로 잘 알려졌습니다.
머리의 댕기가 간혹 부채같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이 새는 아주 아름답습니다.
우리나라 새 중에서 멋쟁이새 라고 해서 가끔 나타나는 희귀조로 주로 중부지방에서 서식하는 여름철새입니다. 이런 후투티가 우리를 반겨주어 더욱 즐거웠습니다.
“비도 오고 눈도 오며 화창한 날도 있는 것이 자연입니다.
비가 오는 날의 자연을 만나는 것도 좋은 경험입니다.”
장인현 선생님의 설명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다음 들꽃 기행을 기대하며 비오는 산의 이기대 들꽃 산책은 이렇게 마무리 하였습니다.
봄비가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어 꽃들이 더욱 힘차게 피어오를 거 같습니다.
4월이 기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