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도를 다녀와서
8월의 마지막 날… 이름도 생소한 진우도 생태기행을 떠나는 날이었다. 그곳은 환경단체나 몇몇 단체 에만 개방되어 있는 곳이라 개인적으로는 갈 수 없는 곳이라고 들었다. 일단 부산진역에서 관광버스를 탔는데 회원이 된 이후 처음 다른 회원들과의 만남이라 무척 조심스럽기도 하고 설래이기도 했다. 생각한것보다 적은 수의 회원님들을 실은 버스는, 활동가님들의 실망을 뒤로한 채 어쨌든 몰운대로 출발했다. 회원 각자 자기소개를 마치니 어느새 버스에서 내릴 시간. 몰운대에서 내려다 본 낙동강 하구는 버스안에서 나누어 준 책받침에 그려진 사진이랑 정말 비슷했다. 개발의 논리에 묻혀 회색의 각진 모습으로 바뀐 낙동각 하구를 내려다보며, 내가 마치 신이 된 듯 공장과 집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저 곳에서 숨쉬면서 물 마시고 또한 배설하는 인간들들 불쌍하게 생각해 보았다. 물론 나도 그 한 가운데 살고 있는 하나의 인간에 불과하지만. 진우도로 들어갈 때는 모터달린 조그만 배를 타야만 했다. 물은 더러웠지만 시원한 바람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아이들이 좋아라 소리치는 바람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진우도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고 모래백사장을 가기 위해 갈대가 우거진 늪지대를 가로질러 가야만했다. 신발을 벗고 늪으로 들어가니 위험한게 나올까봐 무섭기도 하고 갈대가 밟히는 느낌이 아파서 조금은 불편했지만 이런 경험을 또 언제 해 볼까 하는 생각을 하며 회원님들과 함께 전진했다. 가면서 도둑게라는 걸 봤는데 산골에서만 살던 내가 섬에서 살아 움직이는 게를 처음 본 것도 흥분되는 일이었지만 선명한 붉은 색과 노란 색으로 치장한 도둑 게는 이름과는 달리 너무 예쁘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백사장에 도착해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는데 무인도라고 생각했던 섬에 쓰레기가 꽤 많이 쌓여있어서 놀라웠다. 쓰레기를 주워서 조형물을 만들어야했기 때문에 모두들 조별로 쓰레기를 따로 모았는데 나는 상상하는데는 잼병이라 그냥 쓰레기만 열심히 주웠다. 그 후에 또 조별로 빙고 게임을 했는데 활동가님들이 여러모로 준비를 많이 해 오신 것 같아서 회원들끼리 많이 친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았다. 다음에는 더 많은 회원님들과 이런 행사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번 파괴되면 제모습을 찾을 수 없는, 있다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우리 자연. 더 이상 파괴되지 않고, 파괴된 자연을 되돌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연구해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 장 지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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