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물줄기를 찾아서
녹색연합은 5월 6일(화)부터 5월 14일(수)일까지 8박9일간의 일정으로 ‘2003년 녹색순례’를 떠났다. 유엔이 정한 물의 해를 맞이하여 남한 최장의 강인 낙동강을 태백 백두대간 자락에서 부산 낙동강하구까지 1300리 굽이굽이를 따라 진행되었다. 환경운동가를 비롯한 시민, 대학생 등 70여명이 참가한 ‘2003년 녹색순례’는 태백지역 발원지에서 출발하여 봉화, 안동, 예천, 상주, 김천, 선산, 구미, 왜관, 대구, 창녕, 김해를 거쳐 부산 앞바다 낙동강하구에 이르러 남해바다와 합쳐지는 총 525.12km의 낙동강 곳곳을 직접 걸어 그곳의 생명들과 함께 숨쉬고 아파하는 녹색인의 발걸음을 따라가 보자 .
▣ 하루, 1300리 낙동강 그 발원지를 찾아서
5월 6일 : 서울→태백황지연못→용소→장성동구도로→숙소
낙동강의 발원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옛 문헌에서는 태백시의 황지못을 발원지라 써놓고 있으며, 어떤 이는 태백산의 용정이나 금대산의 용수골을 말하가도 하고, 또 학자들은 천의봉의 너덜샘에 발원지 철제푯말을 세워놓았다. 실제로 낙동강이 발원하는 곳은 1,600곳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곳이 어디든 백두대간 줄기 어디에서 샘솟아나 머나먼 1300리 낙동강이 되어 달린다. 생명력 있는 산이라면 어느 곳이나 그 계곡 사이사이에 물줄기를 뿜어내어 강을 만들어낸다. 강과 산은 하나이다.
▣ 이틀, 폐광으로 얼룩진 낙동강 최상류, 스스로 치유하는 강의 생명력(맛배기)
5월 7일 : 숙소→구문소→영풍아연제련소→승부역→분천역→현동역→숙소
강은 최상류가 가장 깨끗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맑디맑아야 할 낙동강 최상류는 70년대까지 우리 산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광산개발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폐광에서 매일 수백톤씩 뿜어져 나오는 시뻘건 유독 폐수는 폐광 지하 갱도의 틈을 뚫고 낙동강 상류 황지천을 오염시킨다. 천연기념물 열목어가 살고 있는 가까운 거리의 낙동강 지천인 백천계곡과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그 오염의 심각성은 한눈에 알 수 있다. 태백에는 이런 곳이 40여 개가 넘으며, 카드뮴중독사고와 황산화상사고 및 가스폭발사고 등 산재사고로 얼룩진 경북 봉화 석포리의 영풍아연제련소 역시 낙동강의 최상류 강물을 이용하여 운영하고 있다.
폐광과 유해물질 공장의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으며 흘러가던 낙동강은 경북 봉화 첩첩 산간지역을 지나면서 스스로를 정화해나간다. 이런 치유의 구간이 없다면 낙동강은 죽음의 강이 될 것이다. 이 지역에 대한 개발은 낙동강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 사흘, 강의 허리를 자른 안동댐
5월 8일 : 숙소→안동 토계리→도산서원→안동댐→하회마을→숙소
안동댐은 소양강, 충주댐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큰 댐이다. 그러나 태백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오염을 해소하는데는 별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물의 도시 안동의 주민들에게는 안동댐, 임하댐 두 개의 댐에 의해 수몰유실된 문화유적, 삶의 터전 상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취약해진 지역경제기반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다.
▣ 나흘, 육지의 섬마을 의성포
5월 9일 : 숙소→예천군 지보면 어신리 어신교→용포마을→회룡마을(의성포)→성저교→상주경천대→숙소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아 돌아 마을을 감싸서 만들어진 육지속의 섬마을 의성포는 BOD 0.9ppm의 1급수가 흐른다. 외부의 오염원없이 자연의 순리가 지켜지고 있는 이상적인 강변마을이다.
▣ 닷새, 낙동강 숨통막는 구미공단과 골재채취천국 왜관
5월 10일 : 숙소→구미대교→임오교→왜관교→매원교→숙소
1991년 그 유명한 ‘페놀사건’이 발생했던 곳이다. 우리나라 산업구조 개편에 제1선 1지점으로 지정되어 국가산업을 이끌어온 구미공단은 대표적인 농가마을이었던 구미가 산업도시로 변해버렸다. 인체나 생태계에 지명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금속 유기물질의 공업용수나 농경지의 농축오수 30만에 가까운 구미시 인구가 배출하는 생활오폐수를 이겨내기에는 현재의 하수처리장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 외에도 구미시가 직영으로 하는 골재채취사업은 왜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