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하구 을숙도 관통다리(명지대교)를 반대하는 염원의 메시지

2011년 12월 1일 | 보도자료/성명서

『낙동강하구 관통다리(명지대교)를 반대하는 염원의 메시지』

2005년 천성산녹색순례단
생명의 속도로 가라


녹색연합에서 매년 추진하고 있는 녹색순례는 환경오염, 자연파괴의 현장을 순례를 통하여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무분별한 개발과 인간의 탐욕의 결과를 세상에 알려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기획한 녹색연합의 연례행사입니다

우리는 자연의 보호자도 아니고, 지킴이도 아니고, 자연의 친구입니다. 자연은 우리 적이거나 싸워서 이겨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평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인간은 사회에서 평화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전 세계의 평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지구의 모든 자연계와 동물들과 함께 평화를 열어가야 합니다.
그리므로 환경보호는 평화를 지키는 일입니다. 환경운동과 평화운동은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자연과 우리자신, 사회와 어떻게 더불어 평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낙동강하구 을숙도 관통다리(명지대교)는 또 하나의 무분별한 개발입니다. 파괴되고 있는 을숙도를 직접 보고 느끼며,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을숙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신음하는 소리를 듣고, 머리를 맞대어 힘을 합해 상처 난 곳을 치유하기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려 모입니다.

◎ 개 요

□ 제 목 : 낙동강하구 을숙도 관통다리(명지대교)를 반대하는 염원의 메시지

□ 일 시 : 2005년 5월 27일(금) 이른 10시~12시

□ 장 소 : 낙동강하구 을숙도 명지대교 공사현장
(2005년 5월 3일 기자회견 장소와 동일)

□ 참가자 : 녹색연합 활동가(40명), 낙동강하구살리기 시민연대(10명)


◎ 순서

1. 2005 천성산 녹색순례 선언문 낭독 – 유종반 대장님

2. 환영 인사

□ 녹색연합 – 최승국 처장님

□ 부산녹색연합 – 최종석 위원장님

3. 낙동강하구 을숙도 관통다리(명지대교) 경과보고

4. 퍼포먼스 행사 – 낙동강하구 관통다리(명지대교) 건설 저지에 대한 메시지와 손도장 찍기

5. 성명서 낭독


– 성명서 –

『낙동강하구 관통다리(명지대교)를 반대하는 염원의 메시지』



2005년 천성산녹색순례단


– 생명의 속도로 가라 –



‘생명의 속도’라는 주제를 가지고 9박 10일 동안 천성산 일대에서 녹색순례를 진행한 녹색순례 참가자들은 천성산과 지율을 통해 우리 사회에 던져진 ‘생명’이라는 화두가 이곳 을숙도에서도 그 해답을 기다리고 있기에 오늘 이곳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자 한다.

지난 순례기간 동안 순례참가자들은 ‘생명의 속도’가 무엇인지를 깨닫고자 노력하였으나 정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다만 순례기간 동안 우리가 얻은 것은 욕망·탐욕의 속도를 버려야 한다는 깨우침이었다. 우리가 깨달은 ‘생명의 속도’는 그 속도의 느림이나 빠르기를 일컫는 것은 아니다. 남을 밟고 항상 1등을 위해 내달려왔던 사람들이 그 죽음의 문턱에 이르러 죽음이 더디 오기를 바라는 느림의 속도가 탐욕의 속도일 수 있듯, 환자를 싣고 가는 구급차나 불을 끄기 위해 달려가는 소방차는 그 속도의 빠름과 아픈 자식이나 부모를 두고 부산으로 출장가야 하는 이들에게 고속철도의 빠름은 생명의 속도일 수 있다.

우리 사회 탐욕의 속도는 돈으로 귀결되고 있다. 돈만 많이 벌게 된다면 노예의 삶도 마다하지 않을 듯한 모습이 사회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생명의 소중함도 돈 앞에서 하찮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욕망과 탐욕의 속도가 빚어낸 현장의 하나가 바로 이곳 철새들의 낙원 을숙도를 관통하는 명지대교이다. 철새들의 쉼터를 뺏어서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다리는 교통체증 해소라는 허울을 쓰고 있지만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한 수단일 뿐이다.


철새들의 안전한 쉼터를 해치지 않고 부산 강서구민들의 염원인 교통체증을 해소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있다. 그러나 부산시와 (주)명지대교는 명지대교이외의 방법은 없고 다리를 우회할 수도 없다고 한다. 가장 직선으로 놓이는 것이 길의 특성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것은 위정자의 논리이며, 그 위정자의 논리는 그들의 정치 상황에 따라 바뀐다.
경부고속도로와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구간은 직선이 아니다. 그들의 필요에 따라 우회 노선으로 만들어졌으며, 만들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명지대교는 그 모양새를 달리 할 수 있다. 명지대교 건설과 관련하여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가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

5월 27일, 오늘은 광주민중항쟁이 군부의 총부리 앞에 짓밟힌 가슴 아픈 날이지만, 광주민중들의 외침이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가져왔듯, 부산시민과 부산시관계자,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생명가치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을숙도를 통해 발현되고, 그 생명 가치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를 녹색순례 참가자 모두가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