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 아시아드 타워 황령산 정상 건설계획 잠정확정에 대한 성명서

2011년 12월 1일 | 보도자료/성명서

부산시는 지난 11월 25일 아시안 게임 개최를 기념하기 위한 아시아드 타워 건설의 입지로 황령산 정상을 잠정 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부산 녹색연합은 아시아드 타워의 황령산 정상 건설을 반대하며, 아시아드 타워 건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하는 바이다.

1. 부산 도심의 허파 역할을 담당하는 황령산의 보존 명분을 상실해 향후 난개발을 막을 수 없다.
이번 부산시의 황령산 정상 아시아드 타워 건설계획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황령산 전체가 난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은 불은 보듯 뻔한 것이다. 황령산의 대부분 지역이 사유지인 상황에서 이번 건설계획은 사실상 환경보호를 위한 규제장치가 유명무실한 부산시의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난개발 우려의 가장 비근한 예는 스키돔 건설 소송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를 보면, 황령산의 토지소유권 대부분을 민간에 넘긴 상황에서는 개인의 재산권 행사와 환경보호라는 공적명제가 충돌할 때 시 당국이 나서서 환경을 보호할 장치는 전무하게 되며, 이럴 경우의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스키돔을 비롯한 위락시설이 주변에 들어설 경우, 주변의 이권과 황령산이 주는 천혜의 보고인 조망권을 노린 지주와 건설회사의 움직임은 불은 보듯 자명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산시의 황령산 정상 아시아드 타워 건설계획은 가뜩이나 관통도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황령산에 난개발의 도미노 현상을 부채질할 것이 확실하다.

2. 도심의 허파를 유원지화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이번 부산시의 아시아드 타워 건설계획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키돔 건설과 온천개발에 더해져 황령산을 일부 시민들이 먹고 떠드는 유원지로 전락시킬 것이다. 이러한 황령산의 유원지화는 결국 주변의 교통체증을 유발시켜 황령산은 물론 부산시 전체의 대기환경오염에 일조할 것이며, 이는 인근 주민은 물론 부산 시민 전체의 쾌적한 삶을 저하시키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3. 낡은 개발시대의 유물인 천민적 최고지향주의를 걷어치워라.
아시안 게임을 치룬지 3년이나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부산시는 아시안 게임을 기념하고, 부산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세계 최고규모의 전망탑 건설을 목표로 아시아드 타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아시안 게임을 개최한지 3년이나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기념탑을 건설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한 걸음 물러서 기념탑을 건설해야 한다면, 꼭 세계 최고 높이로 건설을 해야만 하는 것인지 또한 묻고 싶다. 이번 부산시의 아시아드 타워 건설계획은 한국사회의 6,70년대를 풍미했던, 그리고 지금도 신개발주의라는 미명-하에 자행되고 있는 개발주의 정책의 망령이 ‘세계 최고 높이’라는 천민적 최고지향주의로 표면화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4. 진정으로 시민공간확보를 원한다면 황령산 정상의 아시아드 타워 건설계획을 폐지하라.
부산시의 아시아드 타워 건설 계획의 의도를 말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들여 고려해 본다면, 타워 내에 레스토랑과 쇼핑센터, 전시실 등의 공간 확보는 말 그대로 시민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더욱더 황령산 정상에 아시아드 타워를 건설하려는 계획은 폐지되어야 한다. 이는 시민의 접근성 측면에서 고려해 볼 때, 산의 정상이라는 위치는 다수의 시민들이 쉽게 접근해 휴식을 취하거나 쇼핑을 할 수 있는 대중적인 공간으로는 부적당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향후 문제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교통문제를 감안한다면 굳이 황령산 정상에 아시아드 타워를 지을 필요성은 당연히 없어지게 된다.

5. 반드시 황령산 정상이어야만 하는가.
부산시는 아시아드 타워 건설 입지에 황령산이 결정된 근거의 하나로 방송 송신탑 사용료 징수로 인한 수익성을 꼽고 있다. 부산시의 논리를 그대로 따르자면, 부산시 당국은 결국 부산의 시민에게 맑은 공기와 천혜의 경관을 제공해 주는 황령산의 가치를 몇 푼의 송신탑 사용료와 맞바꾸겠다는 발상이 아닌가. 이는 그야말로 한치 앞 밖에 바라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경제지상주의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그동안 아시아드 타워의 건설 예정지로는 해운대구 센텀시티, 연제구 하얄리아 부대, 중구 용두산공원, 동구 부산역 역세권 등이 거론되어 왔다.
이에 부산 녹색연합은 부산시가 굳이 아시안 게임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물을 조성해야 한다면, 용두산 공원의 용두산 타워 리모델링을 제안하는 바이다. 용두산 공원은 기존의 공원으로서 접근성 측면에서 편리성이 증명된 상태이고, 여기에 덧붙여 현재의 경제상황을 고려해 타워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시민들에게도 기존 타워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그 설득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6. 굳이 기념물 조성이 필요하다면, 생태적 조건을 갖춘 휴식공간으로 건설하라.
부산시의 이번 아시아드 타워 건설계획은 기존의 환경파괴적 건설관행을 답습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부산시는 말로만 친환경적인 부산시의 건설을 외칠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서 ‘생태도시부산’에 대한 당국의 전망과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 계기는 이번 아시아드 타워 황령산 정상 건설계획의 백지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생태적인 아시아드 타워의 건설에는 시민단체 등 각계의 의견이 적극 수용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부산시의 열린 행정을 촉구하는 바이다.